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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소고기로 가장 유명한 지역이 어디인지 물어봤을 때 가장 좋은 답은 무엇일까요? 제 기준으로는 우리나라에서라면 강원도 횡성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포털사이트에서 다른 지역을 찾아봤더니 경주와 상주, 아산, 홍성, 제주 흑우 등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소고기로 유명한 지역이 많다는 것은 검색해 보고 처음 알았습니다. 그러면 옆 나라인 일본에서 소고기가 유명한 지역은 어디인지 알고 계십니까? 흔히 일본 소를 와규(和牛)라고 하는데 가장 유명한 곳이 고베규(神戸牛), 마쓰자카규(松坂牛)입니다. 유명한 만큼 가격도 정말 비쌉니다. 저는 고베(神戸)에 방문했을 때 지인이 사주셔서 먹어봤는데 고베항의 야경을 보면서 먹어서 그런지 더 맛있었습니다. 특히 철판에서 갓 나온 두툼한 스테이크의 훌륭한 플레이팅과 특제 소스까지 정말 제 마음을 사로잡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고베라는 도시는 오사카에서 지하철로 50분 정도면 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간사이 지역 여행 계획을 세울 때 고베도 같이 다녀오기로 계획을 세웠는데 그 이유가 바로 고베규 때문이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와규의 본고장이기 때문에 고민할 이유가 없었고 무엇보다 요리를 하는 친구가 있어 가격은 상관없이 반드시 먹고 와야 한다는 의지를 내보여 계획에 넣었습니다. 와규로 유명하지만 볼거리가 참 많은 고베, 이번 포스팅에서는 고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고베의 역사
간사이 남동쪽에 위치한 롯코 산맥과 오사카만 사이에 자리잡은 그림같은 항구도시인 고베에는 수많은 해안가가 있지만 대부분의 지역에 컨테이너와 선박 등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현재는 완전히 도시화가 되어버린 고베는 옛날에는 작은 어촌 지역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어촌에서 항구 도시로 진화하기 시작한 시기를 알기 위해서는 고대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나라와 헤이안 시대에 고베 지역은 세토 나이카이(내해)를 따라 전략적으로 좋은 곳에 위치했기 때문에 항구로서 발전하기 시작했습니다. 고베항의 중요성은 무역과 운송이 번성하면서 고베 지역과 일본의 나머지 지역을 전체적으로 연결시켰다는 것입니다. 가마쿠라와 무로마치 시대에 고베항은 상인들을 끌어들이며 계속해서 번성했습니다. 일본의 가장 오래된 금지구역 중 하나인 이쿠타 신사의 설립은 중요한 예술적, 종교적 중심지로서의 고베의 지위를 더욱 견고히 했습니다. 고베는 1868년에 있었던 메이지 유신으로 상당히 크게 변화했습니다. 메이지 유신은 일본의 급속한 근대화와 서구화가 시작됨을 일본 전역에 전달했습니다. 1868년 고베항은 공식적으로 개방되었으며, 상인, 외교관, 선교사를 포함한 외국 정착민들이 가져온 새로운 기술, 아이디어가 현지에 스며들기 시작했습니다. 근대화가 진행되면서 고베는 급성장하기 시작했고 무역을 지원하기 위해 철도, 도로, 항구 시설이 건설되었습니다.
2. 고베규(神戸牛)의 특징
고베는 일본 효고현에 위치하고 있는 작은 도시입니다. 이곳에서 생산된 소고기 가운데 '타지마규'가 다양하게 규정되어 있는 엄격한 기준을 충족시켰을 때 비로소 '소고기'라고 칭할 수 있으며, 이것이 우리가 흔히 부르는 '고베규'입니다. 앞서 언급한 '타지마규'는 일본 에도시대부터 지금까지 순수한 혈통을 꾸준히 지켜오면서 고베에서 지정한 협의회에 등록되어 생산할 수 있도록 지정된 사업자만 타지마규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사육되는 소는 정말 엄격한 기준으로 고베규로서 인정을 받게 되는데 그 첫 번째가 '타지마규'의 혈통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순수한 혈통의 타지마규만 고베규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조건은 새끼를 낳은 적이 없거나 거세한 소입니다. 세 번째 조건은 엄격한 기준을 통과하여 공식적으로 검증되어 인증된 목장에서 키워진 소여야 합니다. 네 번째 조건은 태어나고 자라고 출하될 때까지의 모든 과정이 효고현에서 진행되어야 합니다. 이 네 가지 조건 중에 한 가지라도 만족시키기 못할 경우, 고베규라는 명칭은 사용할 수 없으며, 사용했을 경우에는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엄격한 관리를 통해 생산되었기에 세계적으로도 품질과 맛을 인정받아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서양에서도 인지도가 상당하며, 해외에서는 'KOBE BEEF'라는 브랜드로 판매되고 있다고 합니다. 오랜 시간 판매되면서 맛을 인정받았기에 유럽에서 고베규는 '맛있는 소고기'라는 대명사로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고베규가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한 가지 일화로 일본을 방문했던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고베규를 먹기 위해 레스토랑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본토에서 먹어보고 상당히 만족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맛과 역사가 있는 만큼 고베를 여행하는 관광객이라면 가격이 비싸더라도 먹지 않을 수 없습니다.
3. 항구의 메리켄 파크와 하버랜드
도쿄의 '스카이트리', 오사카의 '통천각'과 같이 고베에도 그 도시를 대표하는 타워가 하나 있습니다. 그리고 그 타워가 있는 곳에 고베의 랜드마크라고 불리는 '메리켄 파크', 조금 더 걸어가면 관광 명소인 '하버랜드'가 있습니다. 고베의 상징인 '고베 포트 타워'는 1960년대에 세워진 이래 고베의 상징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아 왔으며, 특히 독특하게 생긴 형태가 매력적입니다. 타워 전망대에서는 고베항을 비롯 다양한 경치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으며, 야간에 벌어지는 라이트업을 즐기는 데는 최적의 장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타워는 메리켄 파크 안에 차지하고 있는데 메리켄 파크와 가까이에 있는 하버랜드는 고베 관광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방문하는 곳입니다. 하버랜드에서는 천천히 산책을 즐기면서 지나가는 배들을 감상할 수 있으며, 주변에 있는 레스토랑과 카페는 사진이 잘 나오기로 유명합니다. 특히 하버랜드와 메리켄 파크는 밤이 더 화려합니다. 주변에 불이 화려하게 들어오면 낮과는 180도 다른 분위기가 형성되고 봄, 가을에는 데이트하는 연인들이 많습니다. 그 옆에는 '모자이크'라는 작은 놀이공원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곳에 있는 놀이기구와 관람차는 고베의 야경을 한 껏 더 화려하게 뽐내줍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는 주말이고 산책하기 적당한 날씨여서 그런지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관광하기 조금 힘들었습니다. 다음에는 평일 저녁에 방문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