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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사이 지역 여행을 계획하다 보면 일반적으로 오사카를 메인으로 결정하고 고베, 나라, 교토, 조금 멀다면 나고야까지 고민하게 됩니다. 그중에서 오사카, 고베, 교토는 많이들 가시지만 나라는 보통 조금 후순위인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시간적으로만 보면 오사카에서 교토에 가는 시간이 1시간 정도이고 나라도 갈아타지 않고 비슷하게 시간이 소요됩니다. 하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정해진 시간 안에 효율적으로 관광을 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그 부분에서 조금 부족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솔직히 저도 나라를 다녀왔지만 사슴공원과 그 주변에 있는 사찰 몇 곳을 제외하고는 크게 아쉽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물론 시간적인 여유가 조금 부족했던 것도 있었지만 사슴들에게 먹이를 주고 공원 산책을 하다가 주변 번화가에서 식사를 했더니 시간이 훌쩍 지났고 그 이후에 유명한 사찰들을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새 저녁이 되어 돌아갈 시간이었습니다. 참고로 동대사(東大寺), 고후쿠지(興福寺), 카스가타이샤(春日大社), 이 세 곳의 사찰이 나라를 대표하는 사찰이기 때문에 시간이 허락한다면 언급한 순서대로 돌아보면 좋습니다. 하지만 위치가 조금 떨어져 있어 걸어 다니다 보면 힘들기도 하고 시간이 부족할 수 있기 때문에 한 번에 전부 둘러보고자 하는 것은 체력적인 부분에서도 시간적인 부분에서도 막상 가야 할 곳을 가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으므로 신중히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1. 나라의 상징, 사슴이 가득한 '사슴 공원'
나라를 방문하는 가장 큰 목적은 사슴입니다. 나라를 방문하기 전에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보았을 때 "진짜 사슴일 저렇게 거리를 아무렇지 않게 돌아다닐까?" 하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실제로 보기 힘든 사슴이 아무렇지 않게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고 사람들에게 친근하며, 센베를 달라고 인사를 따라 하는 모습은 정말 신기했습니다. 무엇보다 어머니께서 꼭 가고 싶다고 하셨기 때문에 다음 간사이 여행에서는 나라를 반드시 방문하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실제로 오사카에서 전철을 타고 한 시간 정도 이동을 했더니 갈아타지 않고 한 번에 나라역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부푼 기대를 가득 안고 도착하여 개찰구를 나갔더니 사진과 같은 환영 인사가 적힌 전시물이 있었습니다. 사슴의 도시답게 사슴이 그려져 있었고 이제 본격적으로 관광을 시작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슴 공원 방향으로 걸어 나갔더니 거리에서 센베를 파는 사람들이 보였습니다. 역에 가까워서 그런지 아직까지 사슴은 보이지 않았고 센베를 파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있어 한 개를 구매했습니다. 오르막길을 지나 3분 정도 걸었더니 차들이 다리는 대로변에 사슴이 자유롭게 지나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사람들을 따라다니며 센베를 달라고 조르고 있었고 길 오른쪽에 있는 울타리 안에 수많은 사슴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정말 이렇게 가까이에 사슴이 자유롭게 다닌다는 사실에 정말 놀랐고 한 편으로는 사슴이 너무 아무렇지 않게 다가와서 무섭기까지 했습니다. 나중에 제가 센베를 들고 있었기 때문에 냄새를 맡고 여러 마리가 계속 모여들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뿔이 정말 큰 사슴 여러 마리가 다가왔을 때는 정말 무섭기도 해서 빨리 센베를 여기저기 나누어주고 빈손으로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관광을 하다가 웃긴 일이 하나 있었는데 제 앞에 있던 사람의 옷이 초록색이라서 사슴이 착각한 것인지 사슴이 막 먹기 시작해서 주변 사람들이 크게 웃었습니다. 정말 풀인 줄 알고 먹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슴이 먹다가 뱉었기에 이물질이 묻어있었고 처음에는 웃었지만 나중에는 물티슈를 가져다주며 닦아주었습니다.
2. 유명한 나라의 사찰, '동대사'
나라에서는 일정 시기에 불교가 융성했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 시절 일왕에 의해 건립이 되었고 현대에 와서는 나라뿐만 아니라 일본을 대표하는 절이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와 같이 불교, 천주교, 기독교 등 종교 신앙의 영향이 사회적으로 크지 않은 일본이지만 이 절은 고대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일본의 문화에 상당히 영향을 주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덕분인지 1998년에는 나라 지역의 문화재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도 등록이 되었습니다. 이 동대사에는 '다이부츠덴(대불전)'이라고 널리 알려진 거대한 대불을 보존하기 위해 만든 목조 건축물이 있습니다. 이 건축물의 크기는 세계 최대 규모이며, 높이가 약 15m에 이르고 무게가 약 430톤 정도 되는 대불이 건축물 안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대불을 보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비요을 지불하고 티켓을 사면 박물관도 같이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하절기와 동절기의 영업시간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이 대불전을 보게 되면 세계 최대 크기답게 정말 엄청난 모습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저는 실제로 보고 "정말 엄청 크네"라는 말을 몇 번이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앞서 설명했던 대불이 있는데 "15m가 얼마나 크겠어"라고 생각했던 저로서는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목조 건축물이 큰 만큼 대불도 실제로 엄청 크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밖에 나와서 주변에 있는 연못을 둘러보고 공원을 천천히 둘러보았는데 얼마나 큰지 이곳만 둘러보았는데도 반나절이 흘렀습니다. 계속 걸어 다니다 보니 다리도 많이 아팠고 배도 고파서 오사카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집이 불교인 저는 힘든 일이 있거나 심적으로 안정이 필요할 때 어머니와 절을 가끔 찾아가고는 합니다. 산속의 조용한 분위기와 향 냄새, 종소리는 저를 참 편안하게 했는데 동대사에서도 비슷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이 공원을 천천히 걸어 다니다 보면 많은 분들께서도 심적인 안정을 같이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3. 신을 모시는 경건함 '가스가타이샤 신사'
간사이 지역의 '나라'에 자리잡은 가스가타이샤 신사는 일본에서 가장 신격화된 신토 보호구역 중 하나입니다. 이곳은 나라의 보호를 책임지고 있는 신에게 바치기 위해 지어졌습니다. 고요한 환경, 수천 개의 등으로 유명한 가스가 타이샤는 전 세계에서 온 방문객들에게 독특하고 심오한 예술적 경험을 제공합니다. 역사 속에서 가스가 타이샤 신사는 나라와 헤이안 시대에 일본의 가장 영향력 있는 가문 중 하나인 후지와라에 의해 세워졌습니다. 급성장하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이바라키현의 가시마 신사로부터 초대받은 타케미카즈치 신을 모시기 위해 세워졌습니다. 후지와라의 깊은 헌신과 정치적인 영향은 가스가 타이샤를 나라에서 정신적이고 중요한 예술적인 중심지로 확립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주요 관광지인 본전은 일반적으로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지만 특별한 경우에 볼 수 있습니다. 이 신사에 장식되어 있는 수많은 등들은 신사의 구조를 따라 매혹적인 광경을 연출합니다. 이 신사 주변에는 카스가야마 원시림이 있는데 이곳은 신성한 보호구역이며,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되어 있습니다. 신사와 이 원시림이 어우러져 형성하는 분위기는 방문객들에게 평화로운 휴식과 자연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고요한 산책로로 안내합니다. 일본의 영적인 전통을 이어가고 건축물로써도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있는 가스가타이샤 신사는 축제와 함께 방문객들에게 심오하고 또 집중하게 하는 몰입감을 제공하고 있으므로 기회가 된다면 축제 기간에 방문하시는 것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