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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봄이 지나고 무더운 여름이 다가오고 있는 지금이지만 올해 벚꽃놀이는 어디가 가장 인기가 있었는지 궁금해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자세하지는 않지만 진해의 벚꽃 개화시기가 예상보다 늦어져서 많이 난감했다는 뉴스를 자주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진해에 가보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이쁘다고 다들 말씀하셔서 내년에는 한 번 고려해 봐야겠습니다. 저는 올해 벚꽃 놀이를 일본으로 다녀왔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시기와 어긋나서 만개한 모습은 보지 못했지만 피기 시작한 벚꽃들을 친구들과 함께 보고 와서 그런지 옛날 생각도 많이 나고 너무 좋았습니다. 그리고 벚꽃의 개화를 보면서 작년 한 해도 무사히 잘 버틴 제 스스로를 칭찬하면서 올 한 해도 잘 버텨보자는 다짐을 하고 왔습니다. 한국에서도 서울숲이나 윤중로 등으로 벚꽃놀이를 가기는 하지만 도쿄와는 다른 느낌이 있어 가급적 벚꽃놀이는 일본에서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아무래도 학생 시절의 추억이 있기에 더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도쿄에 있을 때 벚꽃놀이는 다양한 곳으로 다녀왔는데 처음에는 일본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고 유명한 장소부터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이유가 충분히 있을 것이고 매년 찾는 사람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매력이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다녀보면서 가장 좋았던 도쿄를 대표하는 벚꽃놀이 명소를 소개하겠습니다.
1. 볼거리가 가득한 신주쿠 교엔
도쿄의 중심부에 위치한 신주쿠 교엔은 거대 도시에서 가장 사랑받는 벚꽃 명소 중 하나입니다. 넓고 아름답게 조경된 장소로 유명한 이곳은 시민들이 분주함으로부터 벗어나 평온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장소를 제공합니다. 벚꽃이 피는 시기에는 일본인들과 외국인들이 벚꽃놀이를 하기에 완벽한 장소입니다. 신주쿠 교엔은 에도 시대에 만들어졌습니다. 처음 지어졌을 당시에는 비공개였으나 여러 과정을 거쳐 1949년 대중에게 공개되었습니다. 지금은 일본 정부가 관리하고 있는 공공장소입니다. 벚꽃놀이 명소로 유명해진 이유는 신주쿠 교엔에 약 65종의 1,000그루 이상의 벚꽃나무가 있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종류가 있어서인지 한 번에 개화하지 않아 다른 장소들보다 시기가 조금 이르거나 또는 늦게까지 벚꽃을 구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3월 중순에 시작하여 4월 말까지 지속되므로 사람들이 벚꽃을 즐길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제공합니다. 벚꽃이 떨어질 때즈음 강한 바람이 불어오면 흰색, 분홍색의 벚꽃 잎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이로 인해 벚꽃나무 아래에 모여 가족이나 연인, 친구들이 함께하는 피크닉 장소로도 연중 인기가 있습니다. 전통적인 일본스러움부터 유럽 스타일 연못과 건축물까지 볼거리도 다양한 신주쿠 교엔은 신주쿠역에서 걸어서 10분 정도이며, 근처에 지하철역도 있기 때문에 접근성도 좋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2. 가장 인기 많은 우에노 공원
도쿄에서 벚꽃놀이 명소로 유명한 공원이라고 하면 몇 군데 떠오르는 곳이 있는데 제 기준으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우에노 공원입니다. 우에노에 대해 설명할 때 한 번 언급했던 적이 있습니다만, 이곳을 가장 먼저 떠올린 이유는 공원 자체가 너무 크고 벚꽃나무가 상당히 많기 때문입니다. 벚꽃 시즌이 되면 우에노역에서 내려서 공원 출구로 길을 걸어가다 보면 이미 봄이 왔음을 물씬 느낄 수 있습니다. 항상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우에노역이기에 복잡할 수는 있지만 신나는 모습으로 공원을 향해 걸어가는 사람들을 보면 주변 사람들도 같이 벚꽃놀이를 할 생각에 들떠있습니다. 공원 입구에서부터 수많은 벚꽃나무들이 눈앞에 펼쳐져 있고 따스한 햇살과 함께라면 정말 순간순간이 힐링되는 느낌으로 가득합니다. 저는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갔었는데 다들 처음 가는 벚꽃놀이라서 상당히 들떴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각자 돗자리를 비롯해서 같이 놀만한 준비물들을 챙기고 역 근처 편의점에서 맥주와 안주거리를 두 손 가득 샀습니다. 우리나라와 비슷하기는 하지만 일본 특유의 벚꽃놀이 문화는 처음 경험했습니다. 놀랐던 것은 밤새도록 벚꽃놀이를 즐긴다는 것입니다. 저희 옆에 있던 일본인들은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 새벽부터 친구 두 명이 와서 자리를 잡았고 필요한 물건들을 오는 친구들이 한 개씩 한 개씩 가지고 왔다고 했습니다. 나무 뒤를 보니 맥주 박스가 많이 있었고 며칠 동안 즐기면서 마실 예정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앉아있다가 지치거나 볼 일이 있으면 집에 다녀오기도 하고 공원 안에 있는 동물원도 둘러보는 것이 일본의 진정한 벚꽃놀이라고 이야기하던 일본인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3. SNS에서 가장 유명한 나카메구로
일본 TV에서 항상 소개되는 벚꽃 명소 가운데 한 곳입니다.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일단 나카메구로부터 가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만큼 정말 빠질 수 없는 장소입니다. 특히 인스타그램이나 틱톡 등에 벚꽃 시즌에 많이 올라오는 게시물이 '나카메구로'입니다. 나카메구로의 특징은 작은 강이 흐르고 있고 그 양 옆으로 벚꽃들이 가득 피어 있습니다. 처음 방문했을 때에는 벚꽃나무가 그렇게 많아 보이지 않았는데 800그루 이상 거리에 심어져 있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고 상당히 놀랐습니다. 그리고 '메구로가와'라고 하는 작은 강이 거리 사이에 흐르고 있습니다. 이 강에는 배도 다니고 있어 배에 탑승하여 벚꽃을 즐기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곳의 또 다른 특징은 밤에도 벚꽃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조명을 켜준다는 것입니다. 축제가 발달된 일본 답게 낮에만 벚꽃 구경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야간에도 벚꽃 구경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조명을 설치하여 아름다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특히 벚꽃과 달, 여러 조명들이 강에 반사되어 보이는 그 모습은 왜 벚꽃 명소 1위로 뽑히는지 자연스럽게 알 수 있게 합니다. 그리고 조금은 심심할 수 있는 벚꽃놀이를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강 양 옆에 줄지어 있는 포장마차들은 음식과 함께 충분한 휴식도 즐길 수 있게 도와주면서 사람들이 조금 더 머물다 가도록 붙잡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매력이 있는 나카메구로. 도쿄에서 벚꽃놀이를 즐길 기회가 있으시다면 사람이 너무 많아 붐빌 수는 있겠지만 일본 사람들이 즐기는 방식대로 한 번쯤 즐겨보시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